[현대제철] 철근값 인상 배경 및 전망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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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8 15:04
현대제철이 주력제품인 철근 판매가격을 또 다시 인상한다. 현대제철의 철근값 인상은 올 들어 세 번째로, 철스크랩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전기로 메이커인 현대제철의 가격 인상으로, 동국제강을 비롯한 타 철근메이커의 가격 인상은 물론, 설 연휴 이후 주춤하던 유통가격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올해만 세 번째..2달만에 15만원 인상 = 현대제철은 오는 28일 출하분부터 철근 판매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한다. 국내 최대 전기로 업체인 현대제철의 철근값 인상은 올 들어 세 번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에도 두 차례에 걸쳐 철근 판매가격을 t당 10만원 인상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해 말부터 올해 들어서만 약 2개월만에 15만원(25.4%)이나 오르게 됐다.
◇ 원료값 급등 원인..인상폭은 최소화 = 전기로 제강사의 주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은 올 들어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2월 현재 제강사의 국내 철스크랩 구매가격은 t당 42만5천원 수준으로 작년 12월 31만원에 비해 37%나 급등했으며, 수입 철스크랩 가격도 t당 378달러에서 500달러로 32.3% 상승했다.
여기에 합금철 등의 부원료 가격 상승까지 감안하면 2월 현재 철근제품의 제조원가는 지난해 말 대비 16만4천원이나 급등했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상으로 철근 판매가격은 15만원 오른 데 비해 제조원가는 16만4천원이 올라 1만4천원이 미반영됐다”면서 “미반영된 제조원가 상승분은 각종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자체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인상시기도 앞당겨져 =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내달 3일 출하분부터 가격 인상을 실시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설 연휴 이후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이 폭등세를 나타내자 가격인상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무분별한 가격 인상설로 매점매석 등 시장왜곡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현대제철이 가격인상을 앞당긴 이유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가격인상에서 “무분별한 가격 인상설에 따른 시장왜곡을 차단하기 위해 원자재 가격뿐만 아니라 수급상황도 가격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입업계 관계자들도 “전기로 제강업체가 내수가격을 더 인상해야 수입 철근이 유통 및 실수요시장에 공급돼 현재의 수급상황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현대제철을 비롯한 전기로 메이커들의 가격인상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실제 국내에 반입되고도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보세창고 등에 묶여있는 철근 물량은 현재 11만t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국에 비해 낮은 시세도 현대제철의 조기 가격인상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3월부터 출하되는 일본의 철근 내수가격은 t당 8만4천엔으로 현재의 국내 가격보다 6만원 비싼 수준이며,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도 t당 800달러에 오퍼가 이뤄지고 있다.
◇ 동국제강 등도 가격인상 잇따를 듯..유통가격도 상승 전망 = 국내 최대 봉형강 메이커인 현대제철이 판매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동국제강을 비롯한 타 메이커의 가격인상도 잇따를 전망이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부담이 커진 상황은 타 메이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단기 급등 및 정부의 매점매석 단속, 담합조사 가능성 등으로 타 메이커들이 현재의 가격을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또한 설 연휴 이후 유통업계의 재고 소진으로 잠시 주춤했던 유통가격도 현대제철의 가격인상을 계기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별도로 철근값 인상은 H형강 등 형강류 가격인상의 전조로 받아 들여진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조만간 H형강과 일반형강 등 형강류 제품의 가격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