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스크랩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월 말부터 시작된 제강사들의 가격 인하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11월 중순을 전후한 또 한 번의 가격 인하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 제강사, 구매가격 잇따라 인하 =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을 비롯한 제강사들은 이번주 들어 영남지역 공장의 국내 철스크랩 구매가격을 소폭 인하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가격인하가 내부사정으로 지연되고 있는 데다 일부 공급사에 대한 단가인하 유예가 아직까지 남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번 가격인하로 형성된 단가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 제강사들의 설명이다.
영남지역의 가격인하는 지난 9월 말 이후 약 1달만으로, 이 기간 동안 영남지역의 철스크랩 가격은 t당 2만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도 지난 1일부터 광양제철소의 구매가격을 추가 인하했으며, 특수강업체인 세아베스틸도 가격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인지역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달 2차례에 걸쳐 경인지역 공장의 국내 철스크랩 구매가격을 인하했다.
이들 제강사 역시 아직까지 일부 공급사로부터 일반 구매단가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를 하고 있지만, 이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전체적인 시장가격에는 영향이 없다는 주장이다.
◇ 11월에도 추가 인하 계획 = 현대제철을 비롯한 제강사들은 11월 중순을 전후한 가격 인하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는 재고상황 및 해외가격 전망에 기초한 것으로 대부분 제강사들이 추가 인하에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제철을 비롯한 대부분 제강사의 철스크랩 재고는 적정 수준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일본은 개정 건축법 시행에 따른 건축경기 위축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철근과 형강 등 제품가격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들다는 점도 제강사들이 주원료인 철스크랩 가격 인하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제강사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예상보다 국내 입고량이 증가, 대부분 제강사의 재고가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본의 내수 및 수출가격도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12월까지는 미지수지만, 11월에는 약세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일부서는 저항 가능성도 = 최근 국내 철스크랩 가격 하락에 대한 그동안의 시장 반응은 긍정적인 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상당 기간 지속된 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및 물량 확보의 어려움으로 대상들 중에서도 가격 조정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던 것.
그러나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도 서서히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스크랩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가격인하 과정에서 시중재고는 소진될 만큼 소진됐다”면서 “시중재고가 제강사 재고만큼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가격인하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강사 관계자도 “지금까지의 가격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이제 서서히 부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면서 “시장의 움직임을 주시한 뒤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